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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S 금융가이드
배워봅시다
  • 지금은
    포노사피엔스 시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와 금융시장의 변화

    • 글.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정보 격차가 점차 해소되는 등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면서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이 힘들어진 사람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용어 ‘포노사피엔스’를 넘어 스마트폰을 슬기롭게 사용하는 인류라는 뜻의 ‘포코사피엔스’까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는 금융시장의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
발품 아닌 손품 시대,
‘코로나19’ 디지털화 기폭제로

70대 김순이(가명) 할머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서울에 사는 손자에게 용돈을 보냈다. 일 때문에 바쁜 자녀가 고향에 내려오기 어렵다고 하자 아쉬운 마음에 손자 용돈이라도 챙겨준 것이다. 이를 위해 김 할머니는 은행을 방문해 스마트폰 뱅킹 방법을 묻고 사용했다. 김 할머니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은행 직원이 친절히 알려주기도 했고 몇 번 써보니 쉽더라.”며 “특히 손자가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진수(가명) 씨는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혜택으로 발품이 아닌 손품을 뽑는다. 그는 최근 SUV 차량 구입을 위해 운행 중인 LF쏘나타 차량을 스마트폰을 통해 중고차 거래 플랫폼 앱 몇 곳에서 견적을 산출했다. 차량 정면, 후면, 앞 측면, 뒤 측면, 계기판, 타이어, 휠, 옵션 여부 사진을 요건에 맞춰 올렸더니 1분 만에 뚝딱 등록이 끝났다. 잠시 후 차량에 관심 있는 딜러들이 가격을 부르기 시작했는데, 플랫폼 간 차량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 볼 수 있어 도움이 됐다. 게다가 이용 수수료가 없고 중고차 구매를 위한 대출까지 연계가 가능해 편리했다.

직장인 강준호(가명) 씨는 오늘도 식사 전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찍어 가입한 보험사 앱에 올린다. 그러면 보험사 앱이 음식의 영양소와 칼로리 등의 정보를 분석해 준다. 또, 10년 치 강 씨의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그의 상태에 적합한 식단과 간식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강 씨는 비만·당뇨를 야기하는 식생활 개선 코치를 받는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별도의 비용은 없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하면서 금융거래 등 일상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모습이다. 손가락 몇 번 터치만 하면 금융거래부터 보험 가입, 주식 매매, 신차를 비롯한 중고차 거래, TV, 뉴스, 유튜브 시청, 게임, 사진·동영상 촬영, SNS, 쇼핑, 음식 주문, 영상 통화, 그룹 채팅, 자료 공유, 홈 네트워크를 활용한 가스, 난방 등 생활기기 조작, 생활정보 검색, 간편 결제, 건강관리까지 여러 방면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시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정보통신) 세계로 접속이 가능해진 데 따른 것이다.

생존을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

그렇지 않아도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만능인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다. 지갑보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는 것이 더 낭패일 정도다. 또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때론 생존을 위해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다.
특히 금융거래에 있어서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비대면 영역이 확대되면서 기업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이용자에게는 편리한 금융거래 경험과 이용 동기를 선사하고 있다. 인류가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이 낳은 사람을 뜻하는 포노사피엔스에서 ‘포노’는 라틴어로 스마트폰을 의미한다.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쓰는 새로운 인류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과 함께 눈 뜨고 잠드는 현대인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정보 격차가 점차 해소되는 등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됨에 따라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용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사피엔스에 빗대 포노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전화기)라고 부른 데서 기인했다.

스마트폰,
경제 효율성을 높이다

2000년대 들어 인터넷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대중화 등으로 경제와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여기서 파생해 금융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비대면화’를 뽑을 수 있다. 개인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성장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은행 지점 등 오프라인 거래와 차별화한 형태의 서비스를 우리는 만나고 있다. 대면으로 받았던 일종의 서비스(노동)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형태로 바뀐 것이다.
이런 금융거래 방식의 변화는 시니어,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의 디지털 소외를 가중시킨다는 부작용도 있으나, 거래 비용을 줄이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금융을 비롯한 전체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 개인이 원하는 것을 즉각 제공하는 주문형 온디맨드 서비스 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제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