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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S 금융가이드
금융트렌드
  • 금융환경의 진화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테크핀

    • 글. 편집실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데 요즘 들어 그 변화의 속도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첨단 IT 기술에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과 맞물려 더욱 가파른 변곡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핀테크를 넘어 테크핀이 주목을 받으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빅뱅크는 핀테크,
빅테크는 테크핀

코로나19는 우리 시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했던 기업의 재택근무는 단번에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아이들은 더 이상 학교에 가지 않고도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속에 놓였다. 금융권 역시 큰 변화를 맞은 분야 중 하나다. 특히 대출과 예금으로 대표되던 제도권 안의 제1금융권 은행들은 가속화된 언택트 금융의 확산으로 혁신과 도전이라는 과제를 안고 그 출발지점에 서야만 했다.
금융을 이야기할 때 경제 기사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테크핀과 핀테크의 의미를 먼저 알아보자. 이 두 가지를 같은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사실 꽤 다른 개념이다. 테크핀(techfin)은 기술(technology)과 금융(finance)의 합성어이고 반대로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정보기술(IT)의 합성어이다. 즉 주도하는 주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개념이 나뉘는 것이다. 이중 테크핀은 전통 금융지주 간 미래 금융혁신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다. 테크핀은 2016년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마윈 회장이 한 세미나에서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가 금융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사용해 그후 혁신을 이야기할 때 주로 쓰이고 있다.

테크핀이 불러온 ‘나비효과’
언택트 금융의 확산

대한민국 금융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전통 금융지주들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운영체제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테크핀의 등장은 이들의 철옹성을 무너뜨렸다. 거대한 IT기업들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그간 은행이 해오던 대출, 송금, 환전, 저축 등 다양한 서비스를 빠르고 간편하게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은행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이룩한 것이다.
스마트 세대들은 굳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모든 볼일을 손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테크핀 기술에 열광했고 부모 세대가 이용했던 통장과 도장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언택트 금융이 마른 숲에 불 번지듯 번져 나간 것이다.

kakaobank kbank toss
내 손 안에 들어온
테크핀

이런 상황에서 테크핀 기술을 통한 도전과 혁신은 기존 금융지주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테크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 기존 금융권 업계의 틈새시장을 파고들면서 자리를 잡자, 기존의 영업 방식을 고수해서는 까다로워진 금융소비자의 입맛과 니즈에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얼마나 적절하게 제공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전통 금융지주는 기존에 제공되던 금융서비스에 기술을 더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고객의 전체 자산관리는 물론 타사의 상품을 가져와 고객에게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 덕분에 고객은 이제 한 개의 앱을 이용해 다른 은행에 쌓인 자신의 금융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다른 은행에서 만기된 적금을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앱으로 끌어와 이자율을 더 높여 받고 재예치하는 등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금융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정보기술 사회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일이 기업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달라진 금융환경이 만들어낸 소비자 맞춤형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진화하는 테크핀

2019년 ‘은행이 열리면 세상이 달라진다’는 구호 아래 출범한 오픈뱅킹 서비스는 이제 금융시장의 대세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지금, 테크핀이나 핀테크 기업의 앱을 설치하고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이체함은 물론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주거래 앱’으로 선택받아야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만큼, 누가 먼저 고객의 스마트폰에 안착할까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존의 서비스가 철저히 은행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지금의 금융업계는 고객의 생활 패턴은 물론, 취미, 편리성, 트렌드 등을 파악한 맞춤형 상품을 빠르게 내놓는다. 전통적 금융사에서 이탈한 소비자들이 마음을 되찾기 위해 제1금융권이 테크핀 기술을 빠르게 도입, 대응하고 있는 것 역시 그간의 보수성을 버린 혁신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비단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국내 테크핀 기업만의 특징은 아니다. 미국의 ‘스퀘어’는 기존의 카드 결제 생태계에 진입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을 위한 소형 카드단말기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 개인용 모바일 결제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올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예금·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 사업을 출범시켰다. 중국의 알리바바그룹 역시 전자상거래 결제 핵심기술인 알리페이를 출시, 중국 전역에서만 4억 5,000만 명이 이용하는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면서 중국 관광객을 노린 해외로까지 알리페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페이 충전 서비스로 사실상의 예금 서비스로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일련의 사례들을 굳이 따지지 않아도 금융과 IT의 결합, 테크핀의 도약은 이제 금융 생태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 소비자들을 보호하면서 금융 회사에 대한 책임은 더욱 강화되는 지금, 미래의 금융권은 누가 더 빠르게, 안전하게, 정확하게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그 승자가 판가름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