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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과 바다가 있는
    강원도
    VS
    단풍으로 유명한
    퀘벡

    • 글·사진. 송일봉 여행작가
  • 가을여행의 낭만은 ‘단풍’이다. ‘단풍’을 빼놓고도 가을을 얘기할 수 없다. 그리고 ‘가을’과 ‘단풍’하면 가장 먼저 강원도와 캐나다를 떠올리게 된다. 강원도와 캐나다가 ‘단풍’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간지역이 많은 강원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단풍여행지’이고, 캐나다는 국기에 단풍잎이 그려져 있을 정도다. 하지만 강원도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단풍의 특성상 일찍 단풍시즌이 끝나버린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에 반해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캐나다에서는 가을 내내 장소를 옮겨가며 멋진 단풍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캐나다의 단풍 명소인 ‘메이플로드’의 단풍시즌은 대략 9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다. 이 ‘메이플로드’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가 퀘벡이다.
산과 바다가 있는
강원도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다. 동해를 끼고 있는 영동지방 보다는 영서지방에서 비교적 좋은 단풍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영동지방에 있는 설악산과 오대산 소금강지구, 동해 무릉계곡 역시 멋진 단풍여행지들이다.
강원도는 단풍으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적인 특성상 우리나라 최고의 여름 피서지로 손꼽힌다. 그리고 그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숨겨져 있는 아기자기한 여행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행하기 좋은 이 가을. 단풍여행을 겸해서 이들 숨은 명소들을 찾아가 본다면 더욱 풍성한 가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의 2단 폭포
인제 방태산자연휴양림

인제군은 우리나라의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가을단풍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만큼 인제군 곳곳에 아름다운 단풍명소들이 숨겨져 있다.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방태산자연휴양림 역시 ‘숨겨진 단풍명소’ 가운데 하나다. 지난 1997년 5월에 개장한 방태산자연휴양림은 개장 초기부터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산림청에서 직접 운영을 하는데다 이곳처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의 산림문화휴양관(숙소)에서 탐방로를 따라 200m쯤 올라가면 ‘2단 폭포’가 나타난다. 이 폭포 주변이 곱게 단풍으로 물들면 그야말로 멋진 ‘단풍천국’이 펼쳐진다. 폭포 주변의 풍부한 수분, 울창한 활엽수, 적절한 일교차가 멋진 단풍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의 단풍절정기는 대략 10월 15일부터 20일 사이다. ‘2단폭포’ 위쪽에는 오토캠핑이 가능한 야영장이 조성되어 있고, 야영장 위쪽으로는 한적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이 등산로에서도 알록달록한 가을단풍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방태산자연휴양림의 탐방로
평창 오대산 선재길

평창군에 있는 오대산은 설악산, 태백산 등과 함께 강원도를 대표하는 명산 가운데 하나다. 흔히 남성적인 산으로 분류되는 설악산과는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함을 지닌 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오대산에는 유서 깊은 사찰인 월정사와 상원사가 있다. 그리고 이 두 사찰 사이에는 ‘선재길’이라 불리는 근사한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선재길 전체 구간의 거리는 약 9km다. 하지만 걷는 거리가 부담스럽다면 중간쯤에 있는 오대산장(동피골)까지만 걸어도 된다. 상원사에서 오대산장까지의 거리는 약 3.4km다. 반대로 월정사에서 오대산장까지의 거리는 약 5.6km다. 선재길의 별명은 ‘깨달음과 치유의 천년 숲길’이다. 이 별명은 불교 화엄경 ‘입법계품’에 등장하는 ‘선재동자(善財童子)’와도 관련이 있다. 온 천하를 돌아다닌 후 마침내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구도자가 바로 ‘선재동자’이기 때문이다. ‘선재’는 ‘착한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오대산 선재길의 아름다운 단풍
홍천 수타사

홍천군 동면에 있는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때인 708년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찰이다. 창건 당시의 사찰 이름은 일월사였지만 조선 선조 때인 1568년에 수타사(水墮寺)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수타사 대적광전에는 볼거리들이 참 많다. 우선 법당 안에는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멋진 닫집(적멸보궁)이 있고, 천장에는 예전에 간단한 곡을 연주했었다는 여러 개의 종들이 매달려 있다. 그리고 대적광전 뒤편에서는 좋은 향이 나는 계수나무를 찾아볼 수 있다. 이 계수나무 잎은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을 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수타사 바로 앞에는 지난 2009년에 조성한 생태숲이 있다. 이 생태숲을 출발해 용담과 궝소를 거쳐 신봉마을까지 이어지는 2.5km 구간에서는 멋진 단풍길을 걸을 수 있다. 수타사 계곡을 끼고 있는 이 길은 오랫동안 신봉마을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오솔길인데 강원도의 명품산책로인 ‘홍천수타사산소길’에도 포함되어 있다.

수타사 대적광전 전경 ‘하트 형태’의 나뭇잎이 인상적인 계수나무
고성 청간정

고성군 토성면에 있는 청간정은 철지난 바닷가의 정취를 즐기기에 좋은 명소다. 청간정에서 바라보는 넓은 백사장과 만경창파(萬頃蒼波)는 말 그대로 그림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운이 좋으면 백사장에 있던 물새들이 동시에 날아오르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청간정 옆에 있는 오솔길을 따라서 이 백사장까지 내려가 볼 수도 있다. 청간정 위에서 동해바다를 보는 것도 좋지만, 한적한 바닷가에 앉아서 파도소리를 듣는 것도 참 좋다. 일찍이 겸재 정선과 표암 강세황은 붓으로 청간정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현재 겸재 정선의 그림은 간송미술관, 표암 강세황의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조선 시대의 명필 봉래 양사언과 문장가인 송강 정철, 그리고 조선 19대 임금인 숙종 등도 청간정을 찾아와 아름다운 시문을 남겼다. 특히 조선 선조 때인 1580년에 송강 정철이 지은 가사인 ‘관동별곡’에는 금강산과 함께 관동팔경의 절경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청간정 역시 관동팔경에 포함되어 있다.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인 청간정 청간정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
단풍으로 유명한
퀘벡

캐나다 동부에 있는 퀘벡은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주(州)다. 약 154만km2에 달하는 면적은 남한의 약 15배에 달하는 크기다. 이처럼 넓은 땅에는 많은 호수와 강, 고원, 울창한 숲 등이 펼쳐져 있다.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요즘. 훌륭한 문화유적지 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을 찾는 여행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퀘벡은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퀘벡은 ‘제2의 프랑스’라 불릴 정도로 프랑스적인 색채가 짙게 배어있는 곳이다. 퀘벡에 있는 대표적인 도시는 퀘벡 시티와 몬트리올이다.

퀘백 몽트랑 블랑 국립공원
메이플로드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출발해 토론토, 킹스턴, 오타와, 몬트리올 등을 지나 퀘벡 시티까지 이어지는 메이플로드(Mapleroad)는 말 그대로 캐나다 가을여행의 베스트셀러다. 전체 길이가 약 1,900km.에 이르는 메이플로드는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가스페 반도까지 이어지는 긴 단풍길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나이아가라 폭포와 퀘벡시티 사이의 800km 구간이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메이플로드에서 단풍을 볼 수 있는 시기는 대략 9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다. 하지만 ‘그림처럼 아름다운 단풍’ 을 만나려면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 사이의 단풍절정기에 여행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그리고 퀘벡 시티 지역이 가장 먼저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토론토와 나이아가라 지역이 가장 늦게 단풍이 든다는 점도 미리 염두에 두면 좋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토론토를 비롯해 킹스턴, 오타와, 몬트리올, 퀘벡시티 등은 모두 가을 단풍과 관련이 있는 도시들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도시들을 ‘단풍여행’이라는 주제로 여행을 하고나면 캐나다를 더욱 친근하게 여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알곤퀸 주립공원은 캐나다에서 가장 넓은 자연공원이다. 현재 이 공원 곳곳에는 늑대, 무스, 흑곰 등과 같은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호수, 강, 계곡과 함께 드넓은 단풍숲이 펼쳐져 있다.

메이플로드의 출발지인 나이아가라 폭포(캐나다관광청 제공)
퀘벡 시티

퀘벡 주의 주도인 퀘벡 시티는 캐나다에서 유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다. 캐나다의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프랑스의 한 도시를 연상케 할 정도다. 현재 퀘벡 시티에 사는 주민들 대다수는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있다.
퀘벡 시티는 북미 대륙의 유일한 성채 도시이기도 하다. 세인트 로렌스 강변에 세워져 있는 견고한 성채가 바로 퀘벡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인 시타델이다. 시타델은 본래 프랑스 군의 요새였으나 1820년대에 영국군에 의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구축되었다. 아울러 커다란 별 모양의 시타델 일부는 군사박물관으로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퀘벡 시티의 주요 명소들은 어퍼 타운에 밀집되어 있다. 어퍼 타운은 시타델을 둘러싸고 있는 구시가지를 가리키는데 이곳은 지난 1985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어퍼 타운의 주요 명소로는 로렌스 강변에 있는 뒤페린 테라스를 비롯해서 성 트리니티 대성당과 노트르담 성당 등이 있다. 어퍼 타운의 중심지인 다름 광장에서 바라보는 샤토 프롱트낙 호텔의 야경도 아름답다.

몬트리올

몬트리올은 ‘몽 르와얄’과 ‘세인트 로렌스강’을 끼고 있는 멋진 도시다. ‘몽 르와얄’은 프랑스어로 ‘위대한 산’을 뜻하는데 ‘몬트리올’이라는 도시 이름도 바로 이 말에서 비롯되었다.
몬트리올의 이름난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올림픽공원은 몬트리올 하계 올림픽(1976년 개최)을 기념하는 공원이다. 169m 높이의 타워는 현재 전망대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케이블카를 타고서 45° 가량 기울어진 경사면을 오르게 된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이 ‘경사진 탑’ 전망대에서는 몬트리올 전경과 세인트 로렌스강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몬트리올 시민들은 무언인가를 기획하고 또 그것을 축제화하는 것을 무척이나 즐긴다. 1년 내내 다양하고 재미있는 행사와 축제가 거의 끊이지 않고 열리는 것만 봐도 이 같은 사실을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몬트리올 국제재즈페스티벌과 몬트리올 국제영화제가 몬트리올의 대표적인 국제행사로 손꼽힌다.

퀘벡 시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시타델(캐나다관광청 제공)
퀘벡의 겨울

퀘벡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퀘벡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겨울 스포츠로는 스키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비록 알프스나 로키의 이름난 스키장처럼 급경사는 많지 않지만 풍부한 적설량을 자랑하는 스키장들이 대도시 근처에 산재해 있는 까닭이다.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스키 시즌이 길다는 것 역시 퀘벡 스키리조트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퀘벡에서 스키를 타는 것은 그 자체가 좋은 추억이다. 다른 스키리조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친근함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멋진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스런 아름다움은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로렌시안, 이스턴 타운쉽, 그레이터 퀘벡 등의 주요 스키리조트에서는 수시로 국제스키대회가 열려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퀘벡의 여러 스키리조트 가운데서도 로렌시안은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알파인 스키장이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한데 몬트리올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이면 찾아갈 수 있다. 퀘벡 시티 근처에는 유명한 스키 리조트인 ‘몽 센 딴느’가 있다. ‘몽 센 딴느’는 세인트 로렌스 강이 내려다보이는 보이는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 로렌스 강변에 있는 낭만적인 명소인 뒤페린 테라스(캐나다관광청 제공)
  • 퀘벡의 스키 리조트 몽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