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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S 금융가이드
배워봅시다
  • ‘언택트 셰어링’이 이끈
    알뜰 공유 거래

    • 글. 김고금평 머니투데이 문화부 기자
  • 공유경제(sharing)는 ‘함께’ 쓰며 비용을 절감하는 21세기 새로운 경제 개념으로 부상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순식간에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우버를 시작으로 에어비앤비, 리프트 등 공유경제 대표 주자들의 적자운영이 갈수록 심각해졌기 때문. 무엇보다 코로나 시대, 누군가와 물건이나 자산을 공유한다는 개념 자체가 거부감을 주기에 선뜻 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에서 손을 떼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이다.
구독경제 기반의 언택트 서비스

비대면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는 ‘구독경제’다. 공유경제의 불편함을 더는 이 방식은 영화관 대신 집에서 영화를 보고 대형마트 대신 이커머스(온라인상권)를 통해 장을 보면서 손쉽고 편하게 일상을 누린다. 서로 볼 일이 없는 데다, ‘가입’(구독)이라는 손쉬운 절차를 통하다 보니 가장 대표적 소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은 밖 대신 안을 즐기며 기존의 삶을 180도 바꾸고 있는 셈이다. 덩달아 관련 산업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다. 온라인 게임 업체의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했고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도 가입자와 매출이 증가했으며 가정용 PC 렌탈 주문이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트렌드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잇따라 구독경제 기반의 상품과 언택트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그래서 공유경제는 이제 끝이 났을까. 더 이상 우리는 ‘공유’를 통한 ‘소비’ 모델에 관심을 두지 않을까. 공유경제가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번에 사라지는 일은 쉽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플랫폼이나 빅데이터 같은 기술이 진화할수록 SNS 등으로 대변되는 사회적 관계의 환경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 시대 더욱 얇아진 지갑을 위한 합리적 소비에 대한 요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공유경제 서비스는 코로나19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언택트 셰어링’이라는 또 다른 가치 발현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

언택트 + 공유경제

‘언택트 셰어링’은 빌리는 사람과 직접 만날 필요 없이 쓰지 않는 물건이나 공간을 빌려줘 수익을 얻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언택트와 공유경제의 결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공유주방’ 이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음식점은 대부분 타격을 받았으나, 배달 음식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공유주방은 기본 주방설비를 갖추고 배달 대행업체를 공유하며 식재료 주문도 같이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외식 창업자 입장에선 고정비용을 줄이고 다른 업체들과 함께 공동구매 등으로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이자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선 위쿡, 배민키친, 고스트키친, 헬로키친 등이 대표적이며 최근엔 대기업의 진출도 눈에 띈다. CJ 푸드빌은 공유주방에 자사의 빕스 브랜드 배달 전문점을 열었고 풀무원은 공유주방 업체들과 MOU를 맺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공유주방은 일반적인 음식점 창업에 평균 6,000만 원 정도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1,000만 원가량의 보증금만 부담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저렴한 창업비용과 편리함이라는 이점으로 이미 주목받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이 산업의 성장을 앞당긴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사무실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인기다. 출퇴근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되거나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면서 남는 수요를 공유사무실 서비스가 흡수하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스타트업 창업, 1인 기업, 프리랜서 등 업무환경 조성이 어려운 기업이나 직원들의 임차 비용 절약을 도와주고 사무공간은 다른 기업과 개별로 사용하되 회의실이나 카페 등 공동 부대시설이 마련돼 적은 비용으로 넓은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언택트를 기조로 공유 서비스 활성화에 힘을 쏟는다.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코로나19 전용 안심보험’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이 프로그램은 택시 이용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승객과 운행 기사 모두에게 하루 10만 원, 연 최대 100만 원을 보상해준다. 오프라인을 통해 이용하지만, 이용은 ‘언택트’ 느낌을 최대한 살릴 정도로 안전함을 강조하는 포석이다. 운행 기사와 승객 좌석 사이에 친환경 격벽 ‘에코 가디언즈’를 설치한 것도 ‘언택트 셰어링’에선 빼놓을 수 없는 구비 품목인 셈.

언택트 셰어링 통한 뜻밖의 수익 창출

말 그대로 비대면 비접촉으로 쓰지 않는 물건과 공간을 거래하는 ‘언택트 셰어링’은 우리 일상에서부터 수익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다.옷장 속의 옷이 너무 많은데 소유만 하고 쓰지 않는다면 바로 ‘언택트 셰어링’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클로젯 셰어’는 옷장 공유 플랫폼이다. 옷이나 가방을 문 앞에 두면 알아서 수거하고 검수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수거 비용은 무료인 데다, 필요한 사람이 대여할 때마다 수익도 늘어난다. 계절과 관계없이 옷을 공유할 수 있기에 공간도 확보하고 돈도 벌 수 있다.
‘도서관 셰어’의 꿈도 현실로 바꿀 수 있다. 수년째 읽지 않고 낡은 책장에 고이 간직해온 책을 도서관 앱에 올리면 책이 자동으로 등록되고 이후 대여 과정은 중고거래처럼 진행된다. 한 권당 대여 가격도 1,000원이어서 짭짤한 수입을 거둘 수 있다.
빈 주차장도 빌려줄 수 있는데,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이나 상가 주차장을 ‘모두의 주차장’에 등록해놓고 원하는 시간만큼 공유하면 예상치 못한 ‘언택트 셰어링’ 수익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언택트’ 비즈니스는 계속될 것이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공유경제의 변형 모델들이 진화한 형태로 시장에 속출할 것.”이라며 “‘언택트 셰어링’이 주류로 떠오를 날이 머지않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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