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나에게 여행은

어쩌면 일상입니다
신예희 작가

글_ 허승희 사진_ 황지현

어떤 이에게 여행은 일 년에 한 번 겨우 큰맘을 먹어야 떠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설레는 마음으로 언제든 갈 수 있는 일상과도 같다.
프리랜서로 일하며 세계를 내 집처럼 누비는 신예희 작가를 만나 소소한 여행의 즐거움을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신예희라고 하고요. 25년 차 프리랜서입니다. 한국 에서 인터넷 상용화가 막 시작되던 무렵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요. 그때 당시에는 공공기관 홈페이지에서 만화, 그림 등을 이 용한 홍보 관련 일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글쓰기, 그림, 사진, 강연, 방송, 전시 및 영상 기획 등 일이 있을 때마다 열심히 하 고 있어요.

Q. 프리랜서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프리랜서로 살아야지!’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혼자 일 하게 된 건 아닙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 IMF가 터져 서 취업난이 굉장히 심했거든요. 그때 취업 준비 대신 전공 관 련 일들을 조금씩 받아서 했는데요. 혼자 일하는 게 제 성향과 잘 맞아서 계속 프리랜서 생활을 하게 됐어요. 덕분에 자유롭 게 여행하며 지낼 수 있었죠.

Q. 코로나19에 집필하신 여행 에세이 『이렇게 오랫동 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 는데요. 작가님만의 여행 가치관이 있으신가요?

딱히 정해둔 가치관은 없지만, 나이에 따라 여행하는 방 식이 달라지긴 했어요. 체력이 넘치는 대학 시절, 처음으로 떠났던 유럽 여행은 한 달 동안 아주 적은 예산으로 열심히 관광 지를 돌아다녔고요. 서른 초반까지도 명소를 누비면서 저만의 취향을 찾았죠. 쉰을 바라보는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깊이 있게 체험하고, 또 새로운 취향도 찾으려고 노력 중입 니다.

Q. 여름 휴가 시즌을 맞이해 추천하고픈 여행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름 휴가에 다들 동남아로 많이 가시잖아요. 북적거리는 여행지도 좋지만, 저는 의외로 한국의 여름과 다른 계절인 곳을 추천하고 싶어요. 호주의 시드니나 브리즈번 같은 도시는 사람도 많이 없고 날이 시원해서 한국의 습한 날씨를 잊을 수 있어서 요즘 가기 딱 좋은 곳이에요.

Q. 여행을 다니시면서 얻은 작가님만의 여행 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행은 시간과 돈을 많이 들여서 가기 때문에 서로 양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생겨요. 어색해진 상태로 작은 방에서 마주보고 있으면 계속 마음이 불편하니까 공간이 분리된 숙소를 예약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또 가족 여행 같은 경우에는 보통 한 명이 여행을 이끌잖아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니어서 인솔자가 곤란하고 힘들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현지 여행사에 있는 원데이 투어 상품을 이용하면 하루 정도는 인솔자가 마음 편히 쉴 수 있어서 좋아요.

Q. 지금까지 다녀온 해외 중 어떤 곳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저는 음식에 굉장히 진심인 사람이라 여행지 음식에 따 라 기분이 달라져요. 근데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메뉴가 한정적이면 그것도 되게 울적하더라고요. 보통 과거에 아주 잘 살았던 나라나 역사가 깊은 곳들이 음식 종류도 다양하고 식문화가 잘 발전돼 있어요.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곳은 튀르키예고, 스페인, 태국도 맛있는 음식이 정말 많아요.

Q. 작가님이 여행을 통해 얻은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지금 1인 가구로 지내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자꾸만 미래를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나중에 나이가 들면 혼자서 어떻게 지내지?’라는 걱정이요. 24시간을 혼자 온전히 보내려고 예쁜 카페를 두 군데나 가고, 전시를 봐도 아직 저녁이에요. 하루를 혼자 잘 보내는 게 생각보다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홀로 세계를 누비면서 혼자 잘 지내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 처음보다는 지금 훨씬 더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이런 경험이 소중하죠.

Q. 아직 한 번도 여행을 떠나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여행자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특히 처음 해외로 떠나기 전에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이런 생각 많이 하실 텐데요. 여행을 가시게 되면 이제 첫 번째 여행인 거지 유일한 여행이 아니잖아요. 이번에 다녀온 여행이 좀 아쉬웠다면 그걸 통해서 더 멋진 계획을 세울 수도 있는 거고요. 또 여행지에서 우연히 벌어진 상황들이 나중에 더 기억에 남기도 하니까 여행 계획에 큰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Q. 작가님께 ‘여행’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한테는 여행이 일상의 연장인 것 같아요. 십 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여행을 다녔는데 해가 지날수록 챙겨야 할 복용약이 많아지는 거예요. 또 저는 프리랜서이다 보니까 어디서든 계속 일을 해야 하잖아요. 현지에 도착하면 생필품이랑 숙소에 둘 꽃들을 사서 그곳이 내 집인 것처럼 항상 꾸며놓고 지내요. 뭔가 특별한 일이 없이 현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헬스장을 등록해서 운동하고 대단하지 않은 여행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한테도 완벽한 여행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Q. 세상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작가님의 에너지가 담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위험한 일도 있었지만, 어쨌든 집에 잘 돌아왔다는 건 제가 알든 모르든 현지 사람들의 호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해요. 현지인들은 여행객을 보면 그곳의 규칙을 어겼다거나 했을 때도 ‘외국인이니까’라고 비교적 유연하게 넘어가 주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여행 다니며 받은 배려를 또 다른 곳에 베풀면서 모두 건강한 마음으로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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