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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INTERVIEW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디까지 왔나

    주호재 컨설턴트

    • 글. 정임경
    • 사진. 박원민
  • 코로나의 확산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키워드를 우리 사회 전반에 더 빠르게 침투시켰고, 기업이나 사람들은 디지털 기술로 변화하는 것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누구보다 빠르게 이해하고, 책으로 써 내려간 삼성 SDS의 주호재 컨설턴트를 만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끄는 변화를 들여다봤다.
물질을 정보로 바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는 단어지만, 똑 부러지게 정의를 내릴 수 없었던 것은 기업의 정보 시스템 컨설턴트로 일하는 주호재 컨설턴트 또한 마찬가지였다. 도서 <현장 컨설턴트가 알려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출판한 이유 또한 이 모호한 개념을 나부터 한 번 정리해보자는 것에서 시작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물질을 정보로 바꾸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말 그대로 무엇인가를 디지털로 바꾸는 거죠. 저는 이 무엇인가를 물질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가장 쉽게 디지털 전환이 가능한 것이 음악이며, 도=01, 레=10처럼 음계 자체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음악 산업 자체가 디지털 전환의 첫 희생자가 된 것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K-pop을 이끄는 대형 기획사들은 실제로 작곡 작업에 인공지능을 도입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얼마 전 지인이 집을 계약하는데 상대방이 바로 확인하기를 원한다며, 가지고 있던 현금과 수표를 은행에 입금하고선 모바일 뱅킹으로 이체하더라고요. 혹시 이상한 점 찾으셨어요? 저 또한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못 느꼈죠. 10여 년 전 모바일 뱅킹 초창기만 하더라도 상대를 믿지 못해 수억 원의 수표를 준비해 부동산에서 직접 전달하도록 했잖아요. 한마디로 지금은 실물 돈보다 모바일을 통해 오고 가는 숫자를 더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죠. 현금을 받지 않는 스타벅스 매장 또한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과거에는 물질을 정보보다 더 신뢰했다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재 일부 영역에서는 정보를 물질만큼 신뢰하거나 때로는 더 신뢰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주호재 컨설턴트다. 이런 추세를 코로나가 가속화시켰고, 변화는 더 빨라지고 있다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한마디로 정의해야 한다면
‘물질을 정보로 바꾸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말 그대로 무엇인가를 디지털로 바꾸는 거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기술은 I’m ABC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기술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로봇, 블록체인, 3D 등이다. 그렇다면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주호재 컨설턴트는 ‘I’m ABC’라고 짧고 굵게 답했다.
“앞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물질을 정보로 바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질이 정보로 바뀌는 영역이 늘어날수록 데이터가 증가하며, 특히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와 사물인터넷으로 불리는 IoT 기기들은 데이터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킵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 빅데이터고, 빅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 클라우드가 필요한 것이죠. 그리고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에 양질의 학습 데이터라는 먹이를 제공하고, 빅데이터로 잘 훈련된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해 정보 활용도를 높입니다. 이 기술들의 머리글자를 보면 ‘I’m ABC’ 즉 I-IoT, m-mobile, A-AI, B-Big data, C-Cloud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기술입니다.”

초개인화 시대를 가능하게 한 빅데이터와 AI

조금만 둘러봐도 4차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I’m ABC 기술은 금융 생활은 물론 우리 생활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정확히 맞춤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초개인화’가 부각된 것도 이러한 기술 때문이다.
“초개인화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됩니다. 개인별 정보가 쌓인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잘 분석해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거죠.”
선호하는 장르, 이용 시간, 최근에 본 콘텐츠 등을 분석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넷플릭스만 봐도 ‘초개인화 기술’ 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는 주호재 컨설턴트. 과거에는 돈을 많이 쓰거나 혹은 단골손님에게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의 기술 발달이 모든 사람을 단골처럼 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했다.
금융권 또한 디지털 전환으로 초개인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난 분야다. 고가의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정보를 찾게 되면, 그 과정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카드사들이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무이자 할부와 같은 혜택을 전송한다. 최근에는 흩어진 개인 금융 정보를 통합 조회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제도를 통해 금융은 물론 건강, 세금까지 한곳에서 연결해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나아가 초개인화 기술이 더 진화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예전의 구매 물품, 빈도 등을 분석하고 패턴을 체크해 앞으로 구매할 것까지 예측해 추천까지 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AI의 예측을 통해 추천받은 정보는 개인의 시간, 자원 낭비를 줄이고,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경험까지 가능하게 할 수 있게 된단다.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이 말하잖아요.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그 선이 보안과 개인 프라이버시가 될 것 같아요.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받으면서 개인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가 쟁점이 되지 않을까요.”라며 금융권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 신용과 보안이 중요한 만큼 블록체인과 보안 관련 기술 또한 간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주호재 컨설턴트에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 모든 기업에게 디지털로의 전환이 필요한지 물었다.
“영국 산업혁명의 시동을 건 제임스 와트가 ‘나 지금부터 산업화를 위해 목숨 건다.’라고 결심해서 산업화가 된 건 아니잖아요. 그는 자기 스스로 필요한 일을 했고, 다른 사람도 자기 입장에서 필요한 일을 한 것이 산업혁명이라는 결과를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지금도 마찬가지다. 사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기술들은 도구일 뿐이라는 주호재 컨설턴트는 도구는 기업이 혹은 내가 하는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큰 방향도 이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가장 중요한 건 기업이 또는 우리가 스스로가 뭘 하고 싶은지 아는 게 아닐까요?”라는 질문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초개인화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로 구현됩니다.
개인별 정보가 쌓인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이 잘 분석해
필요한 것을 지원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