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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파이어 성공전략- 글. 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파이어족이 되어 경제적 자유를 넘어 삶의 자유를 얻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자산관리, 은퇴 준비 기간, 파이어족이 되기 위해 미리 알아야 할 점 등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노하우를 전문가에게 들어본다.
20~30대, 3명 중 2명은 조기은퇴 꿈꾼다
경제적 자립을 이룬 후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2030세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 올해 초 만25세~39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3명 중 2명은 조기 은퇴를 꿈꾼다고 답했다. 정년까지 일을 해도 노후준비가 충분치 않은 시대에 40대 초반까지 은퇴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들 터인데, 파이어에 성공하려면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미국 파이어족은 연 생활비의 25배를 모으면 경제적 자유가 가능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생활비로 4,000만 원을 쓴다고 가정하면 10억 원을 모으면 된다(4,000만 원×25=10억 원). 돈을 다 써버리는 것이, 이 돈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해 연평균 5~6% 수익이 꾸준히 발생한다면 매년 4% 정도 생활비로 사용해도 물가상승률과 시장하락에 대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최근에는 투자가 쉽지 않은 저금리 환경을 고려할 때 25배 법칙이 아니라 33배의 법칙이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처럼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기 위한 명확한 목표자금을 설정하면, 목표 달성을 위해 매년 얼마 만큼의 돈을 모아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소득수준이나 재무상황에 따라 목표자금의 준비기간을 더 단축하거나 연장하는 등 조정할 수도 있다.
성공적인 조기 은퇴를 위한 3요소

은퇴자금 결정 ‘25배의 법칙’

파이어족의 첫 번째 요건은 근검절약이다. 이들은 소득의 70% 이상을 저축할 수 있도록 극도로 절약하고 절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고 있다. 반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2020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대 가구의 평균 소득에서 지출을 제외한 흑자율이 35%에 불과하다. 특히, 소비지출 항목 가운데 식료품(32%)과 기타 지출(27%)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계획적인 지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의 지출을 크게 줄이기 위해서는 지출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전면 개조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의 지출 습관을 점검해보고 주요 지출항목을 살펴봐야 한다. 그 다음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불필요한 지출은 과감히 줄여가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행복의 비결에 대해 ‘행복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것으로 행복해지는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고 했다.
지출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면, 소득을 더 늘리는 방법을 검토해 봐야 한다. 소득을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 연봉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웬만한 고소득 전문직이 아니라면 직장에서 받는 연봉만으로 단기간에 목표자금을 달성하기 어렵다.
만약, 본업 외에 부업을 통한 추가소득이 있다면 목표자금 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업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보다 저렴한 물건을 사기 위해 인터넷 서핑을 하고 발품을 파는 것보다, 그 시간을 활용해 추가소득을 만드는 것이 조기 은퇴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 대다수 파이어족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블로그 및 유튜브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거나, 사업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N잡러이다. 부동산 및 주식투자를 통해 추가수익을 얻기도 한다.
같은 금액을 저축하더라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목표 은퇴자금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즉, 투자를 통해 은퇴자산을 효과적으로 증식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30대 가구 평균소득 6,346만 원(2020년 기준)의 70%를 저축(4,400만 원)하여 목표자금 10억 원을 준비한다고 가정할 때, 수익률이 0%라면 22.7년이 걸린다. 하지만 연평균 수익률이 3%라면 17.6년, 5%라면 15.6년, 10%라면 12.4년으로 준비기간이 줄어든다. 단,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과 경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높은 기대수익은 은퇴를 앞당길 수 있겠지만, 그만큼의 높은 위험을 동반한다. 위험 대비 수익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의 투자성향과 재무목표 수준에 맞게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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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별 10억 원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기간
(연간 저축액 4,400만 원 가정, 30대 가구 평균 소득의 70%)주) 30대 가구 평균 소득 : 연 6,346만 원(2020년)
자료: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2020),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
K-파이어족 조기 은퇴 가능할까? 가능하다!
NH투자증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K-파이어족은 평균 51세에 은퇴를 꿈꾸며, 은퇴를 위한 목표자금은 평균 13억 7천만 원이다. 목표자금 달성을 위해 소득의 52%를 저축 및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주식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K-파이어족의 조기 은퇴 가능성을 살펴보자. 만약 현재 30세라면 조기 은퇴까지 약 20년이라는 준비기간이 있다. 연령대별 평균소득을 바탕으로 20년간 소득의 50%를 꾸준히 저축한다면, 13억 7천만 원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세후)수익률은 연 8% 수준이다. 즉, 현재 30세라면 연 8% 수익률로 꾸준히 장기투자한다면 51세에 은퇴할 수 있다. 만약 현재 20대라면 조기 은퇴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은퇴 준비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동일한 가정하에 투자부담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만 51세까지 남아있는 은퇴 준비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동일한 조건에서 투자부담이 높아지므로 은퇴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파이어의 위험 요소
대부분 파이어족은 연 생활비의 25배를 은퇴 목표자금으로 설정한다. 그러나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계획보다 더 많은 은퇴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 은퇴를 앞당길 수록, 은퇴 기간이 그만큼 증가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파이어족이 재정적인 자립을 위하여, 은퇴자금의 대부분을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투자수익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이 악화하면 은퇴 이후 생활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내가 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게 하는
경제적 자유에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파이어의 진정한 의미
파이어의 진정한 의미는 조기 은퇴가 아니라, 내가 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게 하는 경제적 자유에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유를 보다 앞당기기 위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하며, 부업으로 소득을 늘려 더 많이 저축하고 투자하는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조기 은퇴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고소득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파이어족이 돈을 모으는 방법을 실천해 나간다면 누구나 경제적 자유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