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왓챠’의 마케팅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왓챠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 그리고 남들이 하지 않은 마케팅을 한다. 경쟁사를 경계하기보다는 다름을 인정하고 왓챠만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MZ세대, 인플루언서블 세대가 왓챠를 사랑하는 이유다. 다음은 김혜정 CMO와의 일문일답.
왓챠는 2011년부터 영화 및 다양한 콘텐츠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온 회사입니다. 현재까지 ‘왓챠피디아(영화 별점을 주고 코멘트를 남기는 SNS)’ 서비스에 6억 개의 유저 데이터가 쌓였고, 머신러닝, AI 등 최신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 취향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방대한 콘텐츠 평점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왓챠의 가장 큰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가치와 추구하는 바가 타 서비스 대비 가장 차별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왓챠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이냐고요? 바로 ‘발견의 기쁨’입니다. 한동안 ‘왓챠에 이게 있다고?’라는 ‘짤’이 유행할 정도로 다양한 콘텐츠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개개인이 자신의 콘텐츠 취향을 이해하고,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탐색하며 ‘발견의 기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왓챠의 ‘일’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즉 왓챠다운 콘텐츠라는 것은 어떤 특정한 유형이 있다기보다는, ‘각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100만 명의 사람이 왓챠에 접속해 있다면 100만 개의 홈 화면이 존재한다는 의미이자, 각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바로 이것이 왓챠다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통’과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성공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왓챠는 전 직원이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피드백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마케팅팀 외에 콘텐츠사업팀 혹은 편성·운영팀, 개발팀 등 소속이 어느 곳이든 다양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요, 직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을 마련해두고 있어 누구든 쉽게 의견을 올릴 수 있습니다.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단계에 있어서도 꼭 누군가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전사적 목표가 설정이 되면 모든 조직이 업무의 경계 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파괴적 혁신이라고도 할 수 있고, 컨버전스 융합이라고도 할 수 있죠. 마치 회사 전체가 유기적 생명체처럼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끌어모으고 힘을 발휘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헐왓챠에’ 마케팅
왓챠의 마케팅 총괄로서 제가 마케팅 원칙으로 삼는 것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왓챠의 본질에 집중한, 가장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헐왓챠에’가 대표적 사례인데, 다른 회사와 우리 브랜드를 차별화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고 그것을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했습니다.
둘째, 공유할만한 아이디어인지를 봅니다. 왓챠는 ‘데이터&정보’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으로, 6억 개에 달하는 별점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고객 행태에 관한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고객에게 사랑받을 만한 작품을 선정하고, 또 해당 작품을 가장 좋아할 만한 세그먼트(segment)를 파악하고, 어떤 메시지와 포인트로 어필해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접근합니다. 이용자들은 가장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정보가 제공될 때 가장 폭발적으로 반응하고 이를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인지도와 선호도가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는 아이디어인지 고민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마케팅만 성공하고 실제 비즈니스에 영향이 미비한 경우도 있지만, 왓챠가 집중하려고 하는 부분은 인지도와 선호도만 높은 광고 캠페인이 아니라 써보고 싶은, 계속 구매하고 싶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브랜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이 서로 연계되고, 모든 지표에서 높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례가 있지만, 왓플릭스 사례가 흥미로웠으며, 반응도 좋았습니다.
‘왓플릭스’는 넷플릭스에서 무슨 콘텐츠를 볼지 고민만 하고 결국 콘텐츠를 보지 못하는 ‘넷플리스 증후군(Netfl ix Syndrome)’ 을 해결하기 위해,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 기술을 가진 영화 개인화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에서 출시한 넷플릭스 콘텐츠 추천 서비스입니다.
지난해 4월 1일 만우절 오픈해 거짓말 같은 이벤트라는 평이 많았을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넷플릭스는 물론 ‘웨이브’, ‘티빙’과 같은 OTT 채널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인지 여부도 함께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화제성과 왓챠스러움을 동시에 잡은 왓챠의 대표 마케팅 사례입니다.
많은 분들이 OTT 플랫폼을 코로나 최대 수혜주라 부르지만 사실 코로나19가 시대의 변화를 좀 더 가속화 시켰을 뿐 이미 변화는 진행 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MZ세대, 인플루언서블 세대의 경우 이미 TV보다는 모바일을 활용한 동영상 시청에 익숙해져가고 있었으며,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집중해서 보아야 하는 콘텐츠 외에도 가볍게 볼 수 있는, 혹은 배경음악으로 틀어놓는 목적의 스낵 콘텐츠 이용 비율도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밥 먹을 때, 출·퇴근할 때, 쉬는 시간에 OTT를 이용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듯 MZ세대, 인플루언서블 세대를 중심으로 콘텐츠 ‘이용 용도’가 확대됨에 따라 ‘이용 빈도’와 ‘이용 시간’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각자의 취향과 다름이 가장 잘 표현되는 공간이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통계적으로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고객이 각 플랫폼을 선택하는 기준을 모두 다르며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를 많이 다양하게 보여주는 플랫폼이 결국 선택을 받는다고 봅니다. 따라서 만족할만한 콘텐츠적 경험을 제공하려는 왓챠가 앞으로 더욱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독자분들께서는 왓챠가 그려나가고 공급, 제작할 콘텐츠에 대해 기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왓챠는 이용자들이 한 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합니다. 모두의 다름이 인정받고,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