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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INTERVIEW
  •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

    세컨슈머의 대안 소비
    소비시장의
    새로운 축이 되다

    • 글. 김민선
    • 사진. 안호성
  • 포스트 코로나가 ‘환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세상을 바꿔놓았다. 그중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분야는 소비와 유통이었으리라. 소비자들이 환경과 사회문제까지 고민해서 소비하게 됐고 이로 인해 중고거래와 로컬 활성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패턴을 가진 이들을 ‘세컨슈머’라는 트렌드를 만들어 냈고, MZ 세대에서만 머물지 않고 저변을 확대해가면 지속가능한 삶의 영위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전망에 대해 새로운 소비트렌드를 예측하는 전미영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을 통해 세컨슈머의 착안과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미영 연구위원은 세컨슈머가 2022년에도 추세를 이어가며, 보다 더 확장되리라 전망했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 자신의 개성과 가치관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미닝아웃’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함께 맞물리면서 새로운 소비문화를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음은 전미영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세컨슈머 키워드를 어떻게 바라보셨습니까?

‘대안 소비’에 대한 해석으로 흥미롭게 바라봤습니다. 소비자의 지속가능한 사회에 대한 고민, 해를 끼치지 않는 대안(대체) 소비 등으로 말입니다. 세컨슈머와 결을 같이 하는 N차신상 또한 갑자기 나온 키워드가 아닙니다. 이전에 이미 언급된 ‘필(必)환경’, ‘공정거래’ 등의 여러 트렌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고, 진화했다는 점에서 세컨슈머 또한 같은 양상을 보입니다.
결국 세컨슈머는 ‘착한 소비’, ‘책임있는 소비’,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소비패턴까지 얽혀있습니다. 즉, 소비를 통한 자신의 표현이나 가치 발현을 통해 만들어진 현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바람직한 소비로만 국한됐다면 세컨슈머는 트렌드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는 세컨슈머의 포인트가 ‘아나바다 운동’과 다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중고품으로 비용을 절약해 더 많은 제품을 사용(구입)하고 싶다는 니즈 발현, 가치관에 따른 소비,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의 개념까지 포함됩니다. 또, 세컨슈머는 지향하는 바가 있습니다. SNS로 자신의 가치관을 보여주고 공유하면서 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컨슈머의 진화와 진화 양상에 대해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세컨슈머 현상의 흥미로운 점은 MZ세대에 국한된 트렌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 사회의 현상을 바탕으로 MZ세대의 소비, 행동 패턴에서 세컨슈머가 시작됐을지라도 현재의 세컨슈머 트렌드는 장년층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예전의 중고거래는 ‘소비의 사회화’에만 국한됐었습니다. 지금의 중고 사용은 ‘멋진 행동’, ‘귀한 물건’이라는 인식에 40~50대도 동참하기 시작했고, 이들도 거래를 하면서 가치 소비는 물론, 여러 개념의 투자 그리고 놀이화 같은 부분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죠. 여기에 중고거래를 위해 사용하는 플랫폼을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에 장년층도 함께하며, 중고거래 플랫폼이 MZ세대만의 플랫폼이 아닌 중·장년층의 커뮤니티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세컨슈머의 소비와 소비에 따른 중고거래 시장의 진화에 기업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소비자를 집객하고, 그 안에서 마케팅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기도, 판매자가 소비자가 되기도 하면서 이제 단순한 거래를 넘어 세컨슈머는 유통 그리고 생산까지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세컨슈머의 금융 소비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세컨슈머는 소비에 있어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돈을 절약하고 투자하는 마인드가 강화돼 있습니다. 금융분야에서의 세컨슈머는 물건만이 아니라 투자, NFC, 토큰 등 중고거래의 희귀 가치가 있다면 가치를 높이려는 이들이 모여 향후 투자 관점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에 금융교육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를 위한 자금 마련, 경제적 이윤 창출을 위한 주식활동을 위한 동아리, 스터디 모임, 모의 투자 등을 하고 있고, 금융교육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위원님은 세컨슈머의 소비 경험이 있으신지요?

세컨슈머는 중고거래만이 아니라 내가 소비자로서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생각합니다. 세컨슈머를 의식하고 구입한 것은 아니지만 지속가능 소비를 염두에 두고 대나무 칫솔을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또 라벨 없는 생수를 구입하기도 하고요. 최근 개인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연구에 보다 집중하게 되면서 제품 자체 그리고 생산 기업을 생각하며 소비를 한 경험도 있습니다.

중고품으로 비용을 절약해 더 많은 제품을 사용(구입)하고 싶다는 니즈 발현, 가치관에 따른 소비,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의 개념까지 포함됩니다.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고 분석해 미래 소비 흐름을 전망하는 리서치 애널리스트로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던 키워드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는 유달리 특별한 하나의 키워드보다 분야마다 다르게, 2021년 제시된 키워드들이 고루 주목받았습니다. 기업에서는 ‘피보팅(사업 전환을 일컫는 경제용어)’이었습니다. 기업들 중 코로나19를 계기로 변화하며, 혁신의 계기를 삼았다고 이야기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소비자는 ‘N차신상(새것에 버금가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중고품)’,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운동붐)’, 마케팅에서는 ‘롤코라이프(롤러코스터를 타듯 자신의 삶을 즐기는 Z세대)’, 금융에서는 ‘CX(고객경험 관리)’가 주요 키워드였습니다.

앞으로 예측과 전망을 함께할 <금감원 이야기>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컨슈머는 2022년 ‘N차테크’, ‘리셀테크’의 형태로 더욱 더 발전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단지 값싼 구매가 아닌 경험을 얻는 것, 로컬에 집중한 커뮤니티와 콘텐츠로의 성장가능성도 예측되고 있는데요. 중고품을 단지 값싼 구매가 아닌 ‘의미있는 소비’로 환경과 대안을 찾아 나서는 세컨슈머 소비에 독자 여러분도 뜻을 함께 하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미래학은 10년 이상의 앞날을 내다보는 것이라면, 트렌드는 반걸음을 앞선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자 여러분과 트렌드의 맥락을 이해하며, 공감할만한 변화의 징후를 포착해 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