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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REVIEW
  • 오팔세대의 등장,
    달라지는 시장경제

    • 글. 김광석(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인구 구조의 변화가 급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많은 기업은 변화를 지켜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회를 포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20년 들어 오팔세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2020년부터 주가 되는 노년층은 과거의 노년층과 다르다. 이를 설명해 주는 용어가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다.
고령친화시장 규모 추이 및 전망
자료 : 한국보건산업진흥원(2015) 단위 : 조원 x축 : 2012 | 2015 | 2018(F) | 2020(F) y축 : 0 | 20 | 40 | 60 | 80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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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세대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만들어 내는 소비 트렌드를 상징한다. 액티브 시니어는 ‘건강하고 활동적인’을 의미하는 액티브(Active)와 ‘연장자’를 의미하는 시니어(Senior)가 합쳐진 신조어다. 액티브 시니어는 기존 노년층과 달리, 고령사회의 핵심 소비 주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노년층이 일할 여력이 없거나, 빈곤 수준이 높은 것으로 묘사된 반면, 액티브 시니어는 높은 자산과 소비 여력을 가지고, 스포츠나 문화를 즐기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과거 노년층의 대다수가 소일거리를 하고, 손주를 돌보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면, 액티브 시니어는 고자산 기반의 안정된 소비력을 갖추고 있고 자신을 위해 소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디지털화된 세상에 익숙하고, 스마트폰을 즐겨 사용하며, 자신만의 패션 코드를 갖고 있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삶을 가꾸는 ‘웰에이징(well-aging)’을 추구한다.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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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가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시니어 비즈니스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추산한 고령친화시장 규모는 금융업을 제외하고 2012년 27조 4,000억 원에서 2015년 39조 3,000억 원으로 약 43% 성장했다. 고령친화시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3.1%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20년에는 약 72조 8,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시니어를 주요 타깃으로 한 시니어 비즈니스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소비력을 갖춘 시니어를 잡기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기존 노년층과 달리 액티브 시니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함에 따라 경제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수 기업의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주요국들의 사례에 집중해 보자. 어떤 기업들이 시니어 비즈니스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는지를 보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상당 부분 방향성이 나올 것이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응한 주요 사례들을 4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했다. 시니어들에게 노인 전용의 콘셉트보다는 제품·서비스의 사소한 불편해소를 지원하는 전략인 ‘Senior Friendly’, 건강관리에 관심 많은 시니어 니즈에 대응하는 ‘Wellness’, 여가에 대한 시니어들의 열망에 부응하여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Fun’, 금융·일상·사후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Management’로 구분했다.

시니어 비즈니스 관련 카테고리 구분
  • 1
    Senior
    Friendly

    ‘노인전용’이 아닌
    시니어의 불편 해소 차원의
    설계 제품·서비스

  • 2
    Wellness

    시니어의 건강 관리 관련
    니즈에 대응하는
    헬스케어 비즈니스

  • 3
    Fun

    적극적 여가·문화
    소비를 즐기는 시니어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 4
    Management

    시니어의 삶의 질은 높이는 데
    초점을 둔 금융·일상·사후 등
    토털 매니지먼트

Senior Friendly
‘시니어 친화적’ 설계

많은 기업들은 시니어 계층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이를 배려하여 설계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했다. 주요 기업들이 인구 구조 변화에 주목하면서 대응 중인 가운데, 이들 기업의 시니어 맞춤 상품·서비스는 대다수가 ‘노인전용’을 전면에 부각시키기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니어층의 불편 해소를 돕는 등의 ‘시니어 친화적’ 설계를 지향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독일의 대형 체인 슈퍼마켓 중 하나인 카이저(Kaiser’s)는 매장의 복도를 넓히고, 시니어를 위해 진열대 위에 돋보기를 설치하는 등 시니어 친화적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카트에 의자 기능을 부가하여 시니어가 쇼핑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가 하면, 마트의 제품 안내 문자를 크게 설계하는 등의 세심한 배려를 표현했다. 독일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거대 시니어 소비층으로 분류되는 그레이달러(Gray Dollar) 세대에 집중한 사례로 평가된다.

Wellness
시니어 니즈를 충족시키는 헬스케어 비즈니스

구매력이 있는 시니어들은 자신의 건강을 돌보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건강을 위한 투자 욕구도 매우 높은 경향을 보인다. 여행이나 스포츠 등의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폭넓은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액티브 시니어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을 필수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기업들은 식품, 건강진단, 스포츠, 통신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시니어의 건강관리 욕구를 겨냥한 상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일본의 NTT 도코모는 시니어 대상의 스마트폰인 라쿠라쿠폰을 출시·제공했다. 라쿠라쿠폰은 GPS 및 혈압계, 맥박계, 만보기 등 건강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더불어 NTT 도코모는 만보기, 체중계, 혈압계 등에서 측정된 고객의 체중, 혈압 등 신체 데이터를 휴대폰을 통해 자동으로 수집·전송하는 맞춤형 건강 서비스인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Fun
여가·문화 소비를 즐기는 시니어 맞춤형 비즈니스

직장에서 퇴직한 액티브 시니어들은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새로운 직업에 도전해보기도 하고, 지인들과 평소 쉽게 다니지 못했던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통계청 데이터를 통해서 보면 적극적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는 시니어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을 한다’고 응답한 시니어 비율은 50대와 60세 이상에서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레저시설 이용률 역시 마찬가지로 시니어 계층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매더라이프웨이즈’는 ‘모어댄어카페’를 설립해 시니어의 아지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공간은 카페(Café)와 캠퍼스(Campus), 공동체(Community)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곳이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을 넘어 친구들과의 놀이공간, 학교, 레스토랑이 모두 합쳐진 시니어들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모어댄어카페는 시니어 이터테인먼트 (Eatertainment, Eat+Entertainment)를 제공하고 있다. 시니어들은 세련된 카페 분위기 속에서 시니어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을 잘 아는 직원들의 서비스를 받으며 비교적 저렴하고 질 높은 식사가 가능하다. 음식, 건강, 여행 및 컴퓨터 활용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다.

Management
시니어의 라이프 매니지먼트

액티브 시니어들은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기 이전까지 축적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많은 관심이 있다. 투자자문 및 자산관리와 더불어 건강 및 취미, 라이프 플랜 등 은퇴 이후 30여 년의 삶을 관리해주는 라이프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특히, ‘은퇴설계’는 제2의 인생이라 불리는 퇴직 후의 삶을 건강하고 활기차면서도 안정되게 보내기 위해 필수적인 항목이다. 은퇴 후 소득 발생 여부, 자산 보유 여부, 연금 수령액 등과 그에 따른 재무관리 서비스에 따라 시니어들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맞춤형 비서 서비스인 ‘컨시어지 서비스‘는 대표적인 금융사의 비금융서비스로, 금융사들은 이를 통해 자산 보유 규모가 큰 시니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 웰스파고(Wells Fargo)는 시니어 고객전용 회원제 프로그램인 엘더케어 프로그램(Elder Car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신체의 변화로 불편을 겪는 시니어가 이전과 같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지원해주는 서비스로 65세 이상 고객 중 관리자산 35만~100만 달러 이상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다. 병원 예약, 간병인 등 의료서비스뿐만 아니라 식사, 심부름, 집수리 등의 생활서비스, 라이프 플랜 설정까지 지원한다.

오팔세대 트렌드 맞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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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구조가 변화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시니어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시니어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도 있을 것이며, 기존 사업영역 내에서 시니어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액티브 시니어가 주로 향유하는 문화·오락 서비스나 플랫폼 개발이 필요할 수 있다. 핵심 소비 주체로 등장 할 액티브 시니어에게 맞춤화된 제품 카테고리를 개발하고, 시니어 친화적 쇼핑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전략도 요구된다.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춤화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거나 여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