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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소수 단위 거래

    A to Z

    • 글. 신용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
  • 소액으로 원하는 만큼의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주식 소수 단위 거래가 해외주식에서 국내주식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주식투자 경험이 적거나 사회초년생 등도 국내외 대형주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소수 단위 투자를 소개한다.
소수 단위 거래의 길이 열리다

주식투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액으로도 고가우량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주식을 소수 단위로 구매할 수 있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소수 단위 거래가 가능한데, 주식은 왜 소수 단위 또는 금액 단위 거래가 안 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요구였다.
주식 시장의 현실은 우량주에 투자금액이 많지 않은 사람은 진입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주식을 발행한 회사가 액면분할을 하지 않으면 투자자는 어쩔 수 없이 1주 이상씩 매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9년 국내 증권사가 신청한 ‘해외주식에 대한 소수 단위 주문 서비스’를 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2년에 걸쳐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1주당 매매가가 고액으로 책정된 주식을 소액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 접근성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이었다.
현재는 해외주식(미국)에 대해서 소수 단위 거래가 가능한데, 이를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20·30세대의 주식시장 참여, 해외주식에 관한 관심 확대와 맞물려 21년 8월 말 기준으로 약 70만 명의 투자자가 12억 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을 소수 단위로 투자했다. 이러한 반응을 고려해 국내주식의 경우 올해 하반기 중 증권사별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외 실정에 맞는 차별화된 거래방식 마련

그렇다면 주식의 소수 단위 거래는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 거래방식은 다음과 같다. 소수 단위 거래방식의 전제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소수 단위 주문을 합산하고 부족분을 채워 온주(온전한 1주, 정수단위)로 만들어 거래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투자자 A, B, C가 각각 0.2주, 0.3주, 0.4주를 매수 주문하면 부족분인 0.1주를 증권사가 채워서 1주를 만들어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한국보다 해당 서비스를 먼저 시작한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뤄지고 있다. 번거롭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는 이유는 기존 주식거래·예탁시스템, 법과 제도의 변경을 최소화해 회사와 주주(투자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금융위원회는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간 법·제도·인프라 측면에서의 차이점을 고려해 양자의 소수 단위 거래방식을 차별적으로 마련했다. 미국 상장기업의 주식을 국내 투자자 A가 매수하는 경우, 해당 기업의 주주명부에는 A가 아니라, 미국예탁결제기관(주식을 보관하는 수탁기관 포함)이 주주로 기재된다. 미국 제도상으로 상장기업의 주주는 A가 아니라 미국예탁결제기관이라는 의미이다.
실무적으로 A는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주주의 권리를 간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지만, 엄밀하게는 국내 투자자 A가 가지는 것은 미국 상장기업의 주식이 아니라 미국예탁결제원에 대한 권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소수 단위로 분할 소유하더라도 미국 상장기업과 주주 간 관계는 변경되지 않는다. 이번에 도입된 해외주식 소수 단위 거래는 미국 정부에는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총량이 온주 단위로 기재되고 국내 장부(국내 증권사 또는 한국예탁결제원)에는 투자자별 소수 단위 지분을 기재하는 방식이다.
국내주식의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하다. 국내 제도상으로는 국내 장부에 기재된 자가 결국 그 회사의 주주가 되기 때문에 국내 장부에 소수 단위 주식의 소유자를 기재하는 것은 주식 불가분의 원칙에 위배된다. 따라서 국내주식에 대한 소수 단위 거래를 위해 신탁을 활용해 대외적 및 대내적 소유를 분리했다. 즉, 대외적으로는 수탁자인 한국예탁결제원이 온주를 소유하고, 소수 단위 주식의 투자자들은 한국예탁결제원이 온주를 바탕으로 분할 발행한 수익증권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해당 기업의 주주는 한국예탁결제원이 되며 소수 단위 주식의 투자자들은 신탁계약상 수익권자가 된다.

해외투자 투자자가 소수 단위 주문을 하면 증권사가 온주를 만들어 해외에 주문 국내 주식 온주를 예탁결제원이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해 투자자에게 배분 자료: 금융위원회
온주 단위 전환 시 의결권 행사 가능

해외에서는 다양한 소수 단위 주식거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에서 해외주식에 대해 만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해 연말부터는 서비스 제공사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소수 단위 주식거래를 경험하는 투자자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소수점 거래에도 주주로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못하다. 앞서 설명한 소수점 거래방식에 따라 소수 단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당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수익증권 보유자이므로 법률적인 주주권을 갖지는 않는다. 다만, 소수 단위 주식 투자자가 사실상 주식을 가지는 효과가 나타나도록 예탁결제원이 신탁재산(주식)의 주주권을 행사한다. 배당금 등 경제적 권리는 예탁결제원이 기업으로부터 받아 증권사를 통해 투자자에게 배분하고, 소수 단위 주식(수익증권)을 다량 보유한 투자자는 증권사와의 계약에 따라 온주 단위로 전환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수 단위 기대효과 고가 주식에 대한 주식투자 접근성 확대 소규모 투자금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 투자자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 서비스 제공 가능
소수 단위 거래 시 유의점과 기대효과

소수 단위 거래는 일반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없다.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문을 취합하는 일정한 주기에 따라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자로서는 본인이 이용하는 증권사의 정책(주문 가능 시간, 거래체결 방법 등)을 확인하고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또한 국내주식과는 달리 해외주식에 대해서는 정보를 획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사전에 해당 기업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매매 손익 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도 발생하므로 이 부분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식에 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요즘, 소수 단위 거래를 강화해나가는 이유는 주식 시장 활성화에 기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주식 종목당 최소 투자금액이 인하됨에 따라 투자자 별 자산규모 차이에 따른 투자 접근성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소수 단위 거래는 투자자의 고가 우량주에 대한 투자 접근성을 높여 안전하고 다양한 형태의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서로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를 유치하려 할 것이므로 새로운 종류의 서비스도 출현할 것으로 기대한다.

  • 현재까지의 주식 소수 단위 거래 규모 * 2021.8월 말 누적 거래 현황
  • 소수 단위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 리스트 (확대 이후)

    국내주식(2022. 3분기 예정):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토스증권, 키움증권, 카카오페이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 상상인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KTB투자증권, KB증권,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총 24개사, 각사별 전산구축 등 일정에 따라 서비스 제공시기는 달라질 수 있음)

    해외주식: DB금융투자, KB증권,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총 20개사, 각 사별 전산구축 등 일정에 따라 서비스 제공시기는 달라질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