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퍼들의
서퍼들의
VS
밤바다의 백미 여수
양양군 현북면에 있는 ‘서피비치’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전하게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서핑 전용 해변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서핑 명소’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피비치’ 곳곳에서는 10명 내외로 서핑강습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직접 서핑을 즐기지 못하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어렵게 ‘서피비치’를 찾아왔다면 망설이지 말고 서핑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전문 강사들로부터 1시간 30분 정도의 강습을 받으면 서툴더라도 직접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서피비치’에서는 바다를 보면서 힐링 요가를 즐기는 ‘원데이 요가 클래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오전과 오후에 한 차례씩 진행하고 있다. 오전에 진행하는 ‘플로우 요가’는 오전 7시부터, 그리고 오후에 진행하는 ‘선셋 요가’는 오후 7시부터 시작한다. 바닷가에서 한 시간 동안 요가를 한 후에 향긋한 허브티를 마시면 심신의 안정과 함께 내가 이곳을 찾아온 이유를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양양은 온전한 휴식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휴양지다.
요즘 양양이 서핑으로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면, 전통적으로 양양은 일출로 유명한 곳이다. 옛 선인들은 “해가 뜨는 모습은 양양 앞바다가 으뜸이고, 해가 지는 모습은 변산 앞바다가 제일이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여기에서 말하는 ‘양양 앞바다’는 아마도 낙산사 앞바다일 것이다. 양양에서 가장 멋진 일출 명소가 바로 낙산사 의상대이기 때문이다. <관동별곡>을 지은 송강 정철은 의상대에서 떠오르는 해를 본 후에 “혹여나 지나가는 구름이 해 근처에 머물까 두렵도다”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조선의 화가들도 의상대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단원 김홍도의 ‘금강사군첩’과 겸재 정선의 ‘낙산사도’ 등에서 의상대를 찾아볼 수 있다. 의상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닷가 석굴 위에는 자그마한 암자가 하나 있다. 이 암자가 바로 ‘우리나라 4대 기도도량’ 가운데 하나인 홍련암이다. 홍련암의 마룻바닥에는 바닷물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사각형 구멍이 하나 뚫려 있다. 동해를 드나드는 용의 기운을 받기 위해서 이처럼 구멍을 뚫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은 양양군 손양면의 오산리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다. 먼 옛날. 이 지역에 살았던 신석기인들은 어업과 수렵, 농경 생활을 하며 살았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인 1977년. 오산리 일대에서는 석호를 매립해서 농경지로 만들려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데 석호 주변의 모래를 채취하던 중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모래더미 속에서 많은 토기와 석기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석호를 매립하려던 계획은 중단되었고 여러 차례에 걸쳐 발굴 작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이 일대는 신석기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던 곳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열네 군데의 움집터와 함께 약 8,000년 전에 제작된 4,000여 점의 유물들이 발굴되었다.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에서는 신석기인들의 예술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박물관을 찾은 사람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유물은 아담한 크기의 ‘토제 인면상’이다. 이 인면상은 흙을 빚어서 만든 사람의 얼굴상이다.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야외에는 갈대숲을 따라 호젓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의 길이는 약 470m다. 갈대숲 한가운데에는 자그마한 석호도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호로는 속초 영랑호와 청초호, 강릉 경포호, 고성 송지호 등이 있다.
여수 앞바다에 있는 오동도는 길이 768m의 방파제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배를 타지 않고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바다의 꽃섬’ 또는 ‘동백섬’이라는 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현재 오동도 곳곳에는 이 섬의 명물인 동백나무와 신우대를 비롯해서 참식나무, 후박나무, 팽나무 등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오동도에는 울창한 동백나무숲 사이로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그래서 어린아이들도 힘들이지 않고 섬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다. 섬 꼭대기에는 하얀색 등대가 있고, 이 등대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의 등산로가 뻗어 있다. 등대 주변에 있는 동백숲은 오동도에서 가장 넓은 동백나무 군락지이기도 하다. 오동도를 찾아가는 길에 특별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여수 돌산공원에서 자산공원까지 운행되는 여수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지난 2014년에 개통한 이후로 많은 사람을 여수로 불러들이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총길이가 1,500m인 여수해상케이블카에서는 그 유명한 ‘여수 밤바다’를 비롯해서 거북선대교, 하멜등대, 오동도, 여수항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여수시 남면에 있는 금오도는 ‘숨겨진 보물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섬이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볼거리들도 많다. 특히 금오도 서남쪽 바닷가에 있는 탐방로인 ‘비렁길’이 인기가 많다. ‘비렁길’의 ‘비렁’은 ‘낭떠러지’ 또는 ‘벼랑’을 가리키는 여수 지역의 방언이다. 금오도 비렁길은 모두 다섯 개의 코스로 구분되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코스는 3코스다. 탐방로의 길이는 3.5km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금오도 비렁길 3코스의 출발지는 직포항 근처에 있는 동백나무숲이다. 이곳에서 나무계단과 오솔길을 따라 700m쯤 걸으면 첫 번째 목적지인 갈바람통전망대가 나온다. 갈바람통전망대에서는 상괭이 출몰지역인 다도해를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갈바람통전망대에서 가파른 나무계단 구간을 지나 1km쯤 더 걸으면 또 하나의 전망대인 매봉전망대가 나타난다. 매봉전망대는 약간 낮은 바위에 조성되어 있어서 차분하게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매봉전망대에서 1.6km를 더 걸으면 마침내 금오도 비렁길 3코스의 종점인 학동에 도착하게 된다. 이 구간에서는 금오도 비렁길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여수시 화정면에 있는 사도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여행지다. 이른바 ‘공룡의 섬’이라 불릴 정도로 공룡유적지들이 많은 사도 주변에는 추도, 간도, 시루섬 등과 같은 작은 섬들이 있다. 이 가운데 추도는 ‘신비의 바닷길’. 즉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바닷물이 많이 빠질 때만 사도와 추도 사이에 780m 길이의 바닷길이 열린다. 바닷길이 열리면 사도 주변의 섬들이 ‘ㄷ자’ 형태로 연결되는 장관이 연출된다.
사도에도 섬의 주요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는 두 개의 둘레길이 있다. 둘레1길은 사도선착장에서 공룡화석지와 거북바위를 거쳐 용미암까지 이어지고, 둘레2길은 사도해수욕장에서 용미암과 해안산책로를 거쳐 공룡테마공원까지 이어진다. 이들 탐방로를 걷는 데는 각각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사도를 찾아가려면 여수 백야도에서 출발하는 낭도행 여객선을 이용하면 된다. 낭도는 사도 바로 옆에 있는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