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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EME
INTERVIEW
  • 제대로 명품을
    직구하다

    임홍섭 (주)구하다 최고운영책임자

    • 글. 강호문
    • 사진. (주)구하다
  • 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며 차별화를 꾀하는 (주)구하다(이하, 구하다)의 임홍섭 COO를 만났다. 구하다는 실시간 API 데이터 연동 기술 기반을 접목한 명품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또한 신규 업체나 기존 쇼핑몰을 대상으로 현지 커뮤니케이션부터 국내 통관 및 검수, 패키징, 배송까지 전 과정을 대행하는 원스톱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사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다른 축에서는 구하다가 개발한 고유의 커머스 연동 기술을 통해 현지 부티크의 실시간 재고 등 상품 데이터를 제3의 종합 온라인 몰이나 버티컬 커머스와 잇는 B2B2C도 진행 중이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명품 쇼핑의 공식이었던 백화점 등 명품 매장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Q. 럭셔리 시장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온라인 구매의 편리성과 신뢰성 모두 확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명품·컨템포러리 브랜드나 혹은 브랜드 1차 업체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상품을 직수입해 판매하는 온라인 기반의 사업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이전에 일명 ‘깜깜이’로 구매하던 병행수입업체 위주의 비즈니스에 대한 대안이 생긴 셈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군을 형성하고 있어 고객 유인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졌습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친화적으로 변화한 고객 경험도 강력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뉴럭셔리 시장을 주도하는 젊은 고객 성향은 어떠한가요?

A. 젊은 층은 유행에도 민감하고, 날카롭고 구체적입니다. 고전적인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를 넘어 신흥 컨템포러리 브랜드(신명품)에 대한 관심도도 높습니다. 구매력뿐만 아니라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의 세일 정보나 발매 소식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또 자기를 꾸미는데 과감히 투자하고 돈을 아끼지 않지만, 가격 합리성이나 업계의 문화적이거나 윤리적인 이슈 등에도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이런 이유로 구하다는 제품 큐레이션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현지 파트너 부티크와 공유하는 주문 데이터 대시보드가 있어서 브랜드, 카테고리, 가격, 색상 등을 빅데이터로 저장해 관리합니다. 여기서 발생한 통계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고, 실질적으로는 패션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브랜드· 특정 아이템 버즈량(특정 단어에 대한 SNS 상의 유의미한 언급량), 인플루언서나 셀럽의 최신 패션 등을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Q. 명품 ‘리셀’ 플랫폼도 등장했습니다. 반면 재판매를 금지하는 브랜드들도 등장했는데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계실지요?

A. 가격 접근성과 쇼핑 편의성의 측면에서 아무래도 명품 쇼핑이 보편화되고 대중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그 안에서 남과 다른 차별성을 추구하거나 한정판처럼 유니크한 가치를 추구하는 단계로까지 넘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외로 리셀 전문 플랫폼이 어엿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관련 활동이 더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무분별한 재판매 활동과 최근에는 자전거래까지 등장하면서 소모될 수 있는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몇몇 브랜드들이 리셀 금지에 나섰는데요.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체 회원수 30만 명을 돌파한
구하다 앱 화면

Q. 구하다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A. 우선 구하다는 유수의 럭셔리 브랜드 본사가 공식 판매 라이선스를 부여한 유럽 현지 ‘부티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핵심 경쟁력으로 실시간 API 데이터 연동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이라 할 수 있는데요. 50여 곳의 해외 부티크의 상품 및 재고 정보 등을 표준화해 구하다의 클라우드와 2~3일 내로 빠르게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실시간 재고의 불일치 가능성을 줄여 ‘결품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지 부티크와 B2B2C 파트너사 간 쌍방향 연동을 들 수 있습니다. 구하다는 부티크와 연동한 명품 빅데이터를 자사몰에서만 노출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사와 또 한 번 실시간으로 연동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 있습니다. 이렇게 테크를 기반으로 국내 온라인 명품 수입(유통)의 프로세스를 새롭게 개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습니다.

Q. e커머스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움직임도 보이는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한 보안기술 그 이상, 즉 데이터 가치 저장 수단의 개념으로 e커머스 비즈니스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상품유통 과정의 이력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기술로 응용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관심도 높은데, 최근 GS리테일과 함께 구하다가 개발한 ‘비-링크’가 예시가 될 거 같습니다. 비-링크는 웹·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유통·품질 이력관리 플랫폼입니다. 상품 판매자는 비-링크 플랫폼을 통해 생산지부터 생산자 정보, 제품 선별·공급 과정, 상품 관리법 등 공개를 원하는 정보를 선택해 QR 코드로 만들 수 있고, 이렇게 생성한 QR 코드를 상품 라벨이나 제품 인증서에 인쇄하면 이후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찍어 해당 상품의 유통단계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식입니다.

Q. 명품 플랫폼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과 상생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A. 가품 논란과 같은 이슈가 하나 터지면 명품 플랫폼 전반에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결국 근본적으로 유통 투명성과 고객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상품 출처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고, 상품 검수 활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순서의 문제이지만, 생산자의 노력도 함께 이뤄진다면 좋을 것입니다. 몽클레르나 애플의 선례처럼 시리얼 넘버나 고유 아이디 등을 통해 브랜드의 ‘정품’ 여부를 본사에서 공식 인증해주는 별도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혹은 LVMH그룹(LVMH Moёt Hennessy·Louis Vuitton)의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만든 ‘아우라 소프트웨어’처럼 NFT기반의 디지털 보증서를 제작 공급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식으로 생산 기업의 자체적이고 근본적인 액션이 필요합니다.

Q. 앞으로 럭셔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A. 팬데믹이 끝이 나도 명품 플랫폼 시장은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품’에 대한 투명성은 고객신뢰와 직결되는 이슈인 만큼 이 방법을 해결하는 데 관련 기업들의 노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현지 부티크를 확보하느냐, 데이터 연동을 통한 결품률 최소화, 가격 경쟁력이 플랫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이 바탕이 되어야 영업 이익의 극대화와 함께 브랜드별, 카테고리별 고객수요를 예측해 다음 시즌의 물량 바잉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며 재공급하는 선순환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내다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하다도 앞으로 B2B2C 비즈니스 파트너사 확대와 프리오더 사업 확장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약 80군데 현지 부티크로부터 프리오더 버짓팅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23SS 시즌을 포함해 특히 23FW 시즌부터 다채로운 프리오더 아이템을 구하다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현지 부티크 파트너사의 확충과 고도화된 기술 기반의 API 실시간 데이터 연동, 프리오더 바잉 등에 힘써 ‘정품’ 명품을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안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B2B·B2B2C 명품 유통 구조를 혁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