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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S 인사이드
키워드 여행
  • 겨울이면 온통 ‘은빛나라’로
    변하는 청정 여행지

    인제 VS 평창

    • 글·사진. 송일봉(여행작가)
  • 강원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 여행지다. 곳곳에 유명 스키장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천혜의 ‘은빛나라’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워낙 높은 지대가 많다 보니 한 번 눈이 내리면 금세 녹지 않고, 그 위에 또 눈이 쌓여서 겨울 내내 ‘설국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강원도의 여러 겨울 여행지 가운데서도 자작나무숲이 있는 인제군, 대관령이 있는 평창군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2018년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평창군은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겨울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InJe
#인제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강원도의 청정지역인 인제군은 겨울과 잘 어울리는 고장이다. 진부령, 진동리, 원대리 자작나무숲 등 겨울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명소들이 많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원대리 자작나무숲에는 약 40만 그루의 자작나무들이 하얀 눈과 어우러져 ‘겨울왕국’을 방불케 한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의 깊숙한 산속에 있다. 일명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 불리기도 하는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유명한 힐링 명소다. 사계절 중에서도 눈이 쌓여있는 겨울철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지난 2017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인 공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자작나무숲 앞에 ‘원대리’를 붙이는 것은 인제군의 다른 지역에도 자작나무숲들이 있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상큼한 느낌을 주는 자작나무숲의 특성 때문에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그동안 많은 영화와 TV 프로그램이 촬영되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KBS 특집 드라마인 ‘눈길’과 KBS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 등이 있다.
현재 자작나무숲이 있는 군락지는 본래 소나무들이 자라던 곳이었다. 그런데 30여 년 전에 이곳의 소나무들이 솔잎혹파리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래서 소나무를 베어낸 자리에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추위에 잘 견디는 자작나무를 심었다. 2008년부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숲체원으로 개방했다. 그리고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탐방객이 늘어나자 2012년에는 진입로와 탐방로를 조성했다. 이후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멋진 명품 숲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겨울철에 눈이 쌓인 자작나무숲길을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에는 모두 일곱 개의 코스가 있다. 이 코스들은 ‘윗길’이라 불리는 원정임도와 ‘아랫길’이라 불리는 원대임도 등 두 개의 탐방로에 포함되어 있다. 이 가운데 눈이 많이 쌓인 겨울철에는 안전한 탐방을 위해 ‘윗길’인 원정임도만 개방하고 있다. 원정임도의 길이는 3.2km로, 편도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아울러 원대리 자작나무숲 탐방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자동차를 타고 들어갈 수 없다. 따라서 겨울철에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찾을 때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주차장 근처에는 눈이 없더라도 자작나무숲 탐방로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다. 그리고 일부 비탈길은 많이 미끄럽다. 올라갈 때 보다 내려올 때 더 위험하다. 등산화, 장갑, 아이젠, 스패츠, 등산스틱은 꼭 준비하고, 따뜻한 물과 겉옷도 준비하면 좋다. 그리고 원대리 자작나무숲 탐방로에서는 무엇보다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천천히 숲을 돌아볼 수 있도록 일정을 여유롭게 짜는 것을 추천한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
  • #인제산촌민속박물관 인제군 인제읍에 있는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은 지역적인 특성을 잘 활용한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은 인제 지역의 민속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전시하기 위해서 지난 2003년에 개관했다. 인제산촌민속박물관에는 두 개의 전시실이 있다. 1전시실은 ‘산촌사람들의 삶과 믿음의 세계’라는 주제로 산촌의 세시풍속, 생업, 마을신앙 등과 관련된 자료들을 실감 나게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2전시실은 ‘산촌 사람들의 애환과 여유’라는 주제로 산촌 음식과 민속놀이, 계절별 음식을 모형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사전에 미리 예약하면 문화유산해설사의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백담사 그 이름에서부터 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백담사는 설악산 내설악의 깊은 산중에 있는 사찰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참선수행을 하는 스님들이 많이 머물렀다. 백담사는 본래 ‘한계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다. 이후 운흥사, 선구사, 영취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고, 조선 정조 때인 1783년부터 ‘백담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백담사라는 이름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사찰이 있는 곳까지 100개의 작은 담이 있다”라고 해서 붙여졌다.백담사와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만해 한용운 스님이다. 충청남도 홍성이 고향인 만해는 스물일곱 살 때인 1905년 백담사에서 정식으로 승려가 되었다. 현재 백담사 경내에 만해기념관이 세워져 있어서 그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Pyeong
Chang
#평창
#평창 선재길

선재길이 있는 오대산은 남성적인 산으로 분류되는 설악산과는 달리,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함을 지닌 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넉넉한 산자락 곳곳에서는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하얀 눈이 쌓인 이맘때의 오대산에서는 겨울 산의 상큼함을 만끽할 수 있다. 오대산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3대 영산’ 가운데 하나인 산서성의 오대산(청량산)에서 따온 것이기도 하다.
선재길을 걷기 전에 먼저 워밍업으로 전나무 숲길을 걸으면 좋다. 약 1km 길이의 전나무 숲길은 예전에 월정사로 들어가는 옛길이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이 월정사 진입로 역할을 하고 있고, 전나무 숲길은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 좋은 탐방로로 탈바꿈했다. 지난 2013년에는 베트남 출신의 불교지도자인 틱낫한 스님이 월정사를 찾아와서 월정사 신도들과 함께 전나무 숲길을 걷기도 했다.
전나무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월정사가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월정사는 안타깝게도 6·25전쟁 당시에 완전히 소실되었다. 당시 피해를 입은 유물 가운데 ‘신라 동종’이 포함되어 있다. 이 동종은 양양 선림원지에서 발굴된 것이었는데 월정사가 보관하고 있다가 그만 화를 당하고 말았다. 심하게 훼손된 ‘신라 동종’은 현재 국립춘천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월정사 경내를 벗어나면 마침내 선재길 들머리가 나타난다. 선재길은 본래 월정사와 상원사 사이를 오가던 스님들이 걷던 옛길이었는데 이 길을 살짝 다듬어서 멋진 탐방로로 조성했다. 9km 길이의 선재길은 한겨울에도 오대천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숲길을 걸을 수 있는 탐방로다. 하지만 오래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중간쯤에 있는 동피골 즉, 오대산장까지만 걸어도 된다. 월정사에서 동피골까지의 거리는 5.6km다. 하지만 걷는 게 자신이 있다면 상원사까지 3.4km를 더 걸어도 된다.
선재길의 다른 이름은 ‘깨달음과 치유의 천년 숲길’이다. 이는 불교에서 얘기하는 ‘선재동자’와 깊은 관련이 있다. 53명의 현자를 만난 후에 마침내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구도자가 바로 ‘선재동자’이기 때문이다. 선재동자는 ‘착한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선재길을 걸으면서 착한 마음을 먹게 되면 누구라도 ‘선남선녀’ 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선재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상원사는 신라 성덕왕 때인 705년에 창건한 고찰이다. 오래된 역사 못지않게 상원사는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와도 관련이 있다. 세조는 재위 기간 내내 심한 피부병에 시달렸다.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무진 애를 쓰던 세조는 어느 날 문수동자를 만난 후 깨끗하게 피부병이 사라졌다. 세조가 문수동자를 만난 장소로 전해지는 곳이 바로 상원사 계곡이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
  • #오대산 적멸보궁 선재길을 걸은 사람들은 대부분 상원사를 잠깐 둘러보고 다시 내려간다. 하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색다른 여행지를 좋아하고, 또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상원사에서 오대산 적멸보궁을 다녀와도 좋다. 상원사에서 오대산 적멸보궁까지의 거리는 1.4km다. 다소 가파른 계단 길로 이뤄져 있어서 힘이 들기는 하지만 한 번쯤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명소다. 조선 정조 때인 1788년에는 단원 김홍도가 오대산 적멸보궁을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 오대산 적멸보궁이 있는 중대는 오대산에서 가장 좋은 기운이 모여 있는 곳이다. 따라서 오대산 적멸보궁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오대산 적멸보궁 앞에서 바라보는 오대산 겨울 풍경도 아름답다.

  • #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은 그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촬영지로 등장했던 명소다. 아마도 목가적인 풍경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대관령양떼목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국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진가들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눈이 쌓인 색다른 목장 풍경을 보려고 일부러 대관령양떼목장을 겨울 여행지로 선택하기도 한다. 방문객들은 해발 950m까지 올라갈 수 있다. 목장 입구에서 정상을 지나 축사(양사)까지 약 1.2km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탐방로를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산책이 끝난 후에는 양에게 먹이(건초)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양에게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