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트렌드

숏핑, 이커머스 시장의
새 지평을 열다

글_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스마트폰이 일상품이 되자 다양한 모바일 기반의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그중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짧지만, 강렬하고, 직관적인 매력을 가진 숏폼이다.
온라인 콘텐츠의 숏폼화는 즐기면서 바로 쇼핑으로 연결되는 ‘숏핑’이라는 새로운 커머스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기업들이 주목하는 숏핑, 더 자세히 알아보자.

‘숏핑’의 등장 배경, 짧고 강렬한 ‘숏폼’

이커머스 시장에서 ‘숏핑(Short-pping)’ 열풍이 불고 있다. ‘숏핑’은 1분 미만의 짧은 영상 콘텐츠인 ‘숏폼(Short-form)’과 ‘쇼핑(Shopping)’이 결합된 말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숏폼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즉시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숏핑의 등장에는 틱톡을 필두로 유튜브 쇼츠(Shorts), 인스타그램 릴스(Reels),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숏폼이 지배적인 커뮤니케이션 형식으로 자리잡은 것이 주된 배경 요인이 되었다. 2023년 12월 한국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숏폼 콘텐츠 시청자는 국민 4명 중 3명에 달하고, 60세 이상 고연령층에서도 10명 중 6명가량이 숏폼 콘텐츠를 시청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현재 숏폼은 짧지만 강렬하게 전 연령층을 홀리는 중이다.

‘포노 사피엔스’가 쏘아올린 콘텐츠의 ‘숏폼화’

숏폼 콘텐츠의 유행은 스마트폰의 활용과 그 궤를 같이한다. 일상의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며,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활용하는 신인류인 이른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의 출현이 온라인 플랫폼 콘텐츠의 숏폼화를 가속화시켰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무려 97%를 넘어서고 있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않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의 화면을 통해 몰입도 높은 재미를 제공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문해력을 요구하지 않는, 그래서 보다 더 직관적이고 가벼운 숏폼화된 콘텐츠 소비에 매우 적극적이다. 숏폼화된 콘텐츠는 재생 시간이 짧고 화면을 쓸어넘기면 곧바로 다음 영상이 나오기 때문에 쉼없이 새로운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되어 좀처럼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온라인 플랫폼의 숏폼화는 소비자를 단순히 시청자의 위치에만 머물게 하지 않았다. 2019년 당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틱톡의 출현으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인 MZ세대가 휴식시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성 숏폼 콘텐츠에 열광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젊은 세대들이 소비하는 온라인 문화가 전 세대에 걸쳐 유행하면서 숏폼은 짧고 강렬하며 접근성이 높아 사용자 수와 시청 시간이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이는 각종 플랫폼의 숏폼화를 가속화시켰다. 이에 소비자들은 따라하기 좋은 숏폼 콘텐츠를 만들며 챌린지 형식으로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인터넷 문화의 소비 방식이 단순 시청에서 경험 획득과 공유로 변모되는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좋은 가독성과 접근성은 결국 이용자간의 자발적인 콘텐츠 공유로 발전한 것이다. 숏폼의 다양한 쓰임새가 지닌 높은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기업들이 인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숏폼’으로 팔고, ‘숏핑’으로 산다

숏폼의 인기에 힘입어 이커머스 시장에서 ‘숏핑’이 새로운 구매 방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상품을 숏폼으로 간결하고 집중도 있게 담아내어 플랫폼 이용자의 주목을 끌고, 이를 직접 구매와 연결시키면서 소비자들에게 숏폼 기반의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상으로 접하는 숏폼을 통해 상품을 인식시키고, 숏폼 콘텐츠를 보면서 재미를 느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끌어 이를 실제 구매로 연결시키는 프로세스가 단 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더구나 이용자의 인터넷 이용 내역이나 주요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에 따라 이용자 맞춤형으로 끊임없이 추천되는 콘텐츠들은 소비자들을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두는 일종의 락인효과(Lock-in effect)의 전형이다. 소비자들은 단지 자신의 분신처럼 항상 함께 하는 스마트폰으로 어제도 오늘도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애플리케이션의 아이콘만 열고 눈과 손가락만 움직여 그동안 숱하게 경험하던 쇼핑의 번거로움을 흥미로운 콘텐츠 시청과 쇼핑 편의성의 극대화로 승화시킬 준비만 하면 된다. 실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영상 시청을 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에 비해 구매가능성이 3.6배나 높다는 한 연구결과는 어째서 1분 미만의 영상 콘텐츠에 커머스를 연계했을 뿐인 숏핑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다.
새로운 커머스 트렌드로 자리 잡은 숏핑은 이커머스 산업에서 매출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며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등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홈쇼핑 업체들도 숏폼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는 중이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인 유튜브는 쇼츠로 지속적인 인기를 견인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계 최초로 온라인 쇼핑 생방송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실행했다. 유튜브 화면 아래 상품 링크가 뜨게 해 구매를 유도하거나 쇼츠에 제품 태그를 가능케 하는 등 숏핑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소셜미디어(SNS) 이용 플랫폼 1순위는 인스타그램으로 SNS 이용자 2명 중 1명은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스타그램의 자체 숏폼인 릴스의 인기에 힘입어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실제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17%나 증가하여 숏폼화된 플랫폼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네이버쇼핑은 그간 흩어져있던 숏폼 영상들을 모두 ‘숏클립’으로 통합했으며,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나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숏폼과 커머스를 결합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숏핑 서비스 운영 첫해인 2022년 대비 지난해 거래액이 1254%나 증가하여 숏핑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유통채널인 홈쇼핑 업체 역시도 모바일 기반 홈쇼핑 플랫폼을 빠르게 숏핑에 적합한 공간으로 재편하여 소비자들의 구매 유도를 위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상품을 숏폼으로 간결하고
집중도 있게 담아내어 플랫폼 이용자의 주목을 끌고,
이를 직접 구매와 연결시키면서 소비자들에게 숏폼 기반의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숏핑’ 트렌드,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필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이른바 ‘숏핑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숏폼에 대한 흥미와 재미가 경험과 체험으로 재생산되고 공유되는 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숏핑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숏핑이 가지는 재미와 편리성이 소비자의 만족감을 증가시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너무도 짧기에 강렬한 콘텐츠로 소비되어야 하는 숏폼의 한계로 인해 자극적인 영상을 지속해서 시청하게 되면, 반복되는 일상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종의 숏폼 중독에도 빠질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욱이 대상이 연령이 어린 세대이거나 청소년일수록 숏폼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보호조치 등의 마련을 위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영상 시청을 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에 비해
구매가능성이 3.6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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